"집회에서 쓰기 딱 좋아"…'응원봉 대란' 일어난 까닭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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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필수품 '응원봉', 시민들 중고로 구했다
"젊은 층 실용·알뜰소비에 적극적"
"젊은 층 실용·알뜰소비에 적극적"
"발광력이 좋아서 집회 참가용으로 딱 좋습니다. 14일 집회 가실 분은 현장에서 직거래 가능합니다."
11일 당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이러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누리꾼들은 "저도 서랍에 죽어있던 응원봉 저렴하게 팔아본다", "응원봉을 이렇게 쓰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집회 참가 인증하시면 일일 대여료에서 1000원 페이백해드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중고 응원봉 대여·거래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3일 촉발된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진 한국의 집회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나와 흔들고, 최신 가요를 함께 부르는 젊은 집회 참가자들 때문이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집회 기간에 맞물려 응원봉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 이에 전문가들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알뜰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시위', '집회'만 검색해도 응원봉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NCT, 뉴진스, 샤이니, BTS 등 다양한 K팝 아이돌 그룹의 응원봉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일일 대여료는 3000~5000원대, 중고 응원봉 판매는 1만~1만5000원대에 형성돼있다. 4만~6만원대에 이르는 신품에 비해 훨씬 합리적인 가격대다.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국회 앞 탄핵 집회에 참가했다는 20대 직장인 고모 씨는 "동생이 갖고 있던 응원봉에 더해 당근에서 응원봉을 하나 더 빌려서 갔다"며 "현장에서 촛불을 구매해봤자 비싸기만 하고 자주 안 쓸 것 같아 대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번개장터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응원봉' 키워드 검색량은 11월 마지막 주인 직전 주에 비해 무려 1900% 급증했다. 11일 관계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용자들이 이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응원봉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위에 응원봉을 접목한 발상은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의 활용성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트렌드와도 맞물려있다"고 덧붙였다. 요노란 '필요한 물건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알뜰하고 실용적인 소비를 즐기는 고물가 시대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을 의미한다.
끝으로 이 교수는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전달받는 과정 등에서 사회적 소속감도 느낄 수 있다"며 "젊은 층이 응원봉 거래 과정부터 집회 참여까지 일련의 놀이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11일 당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이러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누리꾼들은 "저도 서랍에 죽어있던 응원봉 저렴하게 팔아본다", "응원봉을 이렇게 쓰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집회 참가 인증하시면 일일 대여료에서 1000원 페이백해드리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중고 응원봉 대여·거래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3일 촉발된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진 한국의 집회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나와 흔들고, 최신 가요를 함께 부르는 젊은 집회 참가자들 때문이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집회 기간에 맞물려 응원봉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 이에 전문가들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알뜰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원봉 어디서 구했을까
실제로 아이돌 응원봉을 집회에 갖고 등장한 건 K팝 팬뿐만이 아니었다. 시민들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응원봉을 대여했다. 활용도가 낮은 LED 촛불이나 양초를 새롭게 구매하는 대신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저렴하게 응원봉을 구비하고, 집회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시위', '집회'만 검색해도 응원봉 관련 글이 쏟아지고 있다. NCT, 뉴진스, 샤이니, BTS 등 다양한 K팝 아이돌 그룹의 응원봉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일일 대여료는 3000~5000원대, 중고 응원봉 판매는 1만~1만5000원대에 형성돼있다. 4만~6만원대에 이르는 신품에 비해 훨씬 합리적인 가격대다.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국회 앞 탄핵 집회에 참가했다는 20대 직장인 고모 씨는 "동생이 갖고 있던 응원봉에 더해 당근에서 응원봉을 하나 더 빌려서 갔다"며 "현장에서 촛불을 구매해봤자 비싸기만 하고 자주 안 쓸 것 같아 대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번개장터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응원봉' 키워드 검색량은 11월 마지막 주인 직전 주에 비해 무려 1900% 급증했다. 11일 관계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이용자들이 이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응원봉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위 준비에서 '요노' 트렌드 보여"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중고거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집회에 참여하기 전에 중고거래 앱에 응원봉을 검색했다는 것만으로 젊은 세대가 알뜰 소비에 적극적이라는 것의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시위에 응원봉을 접목한 발상은 이미 갖고 있는 제품의 활용성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요노'(YONO·You Only Need One) 트렌드와도 맞물려있다"고 덧붙였다. 요노란 '필요한 물건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뜻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알뜰하고 실용적인 소비를 즐기는 고물가 시대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을 의미한다.
끝으로 이 교수는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전달받는 과정 등에서 사회적 소속감도 느낄 수 있다"며 "젊은 층이 응원봉 거래 과정부터 집회 참여까지 일련의 놀이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