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G마켓, 내년 1월 연동 서비스 시작 목표
네이버, 배송 다각화로 본격 이커머스 경쟁 참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내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SSG닷컴과 G마켓이 연동 서비스를, 네이버는 배송 다각화를 예고했다. CJ대한통운이 주 7회 배송으로 신세계와 네이버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커머스 3강(쿠팡·네이버·신세계그룹)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과 G마켓은 최근 ‘제휴사이트 판매대행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G마켓 입점 판매사 상품을 SSG닷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SSG닷컴·G마켓, 내년부터 시너지?
신세계그룹은 지난 2021년 G마켓을 인수했다. 이커머스 업계 안팎에선 신세계가 SSG닷컴과 G마켓을 통합 운영할 것이란 전망을 내세웠다. 그러나 G마켓은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줄곧 적자를 냈다. G마켓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7335억원, 영업손실은 341억원이다. 같은 기간 SSG닷컴도 매출 1조1991억원, 영업손실 474억원을 냈다. 양사는 전년 대비 손실 폭을 줄이고 있지만, 현재로서 흑자 구조를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SSG닷컴과 G마켓은 내년 1월부터 시너지를 내고자 연동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제휴사이트 판매대행’ 서비스가 시행되면 G마켓 셀러는 SSG닷컴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고, SSG닷컴은 검증된 상품 구색 및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한 플랫폼에서 SSG닷컴과 G마켓 상품을 모두 구매 가능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진다.
SSG닷컴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상품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이라며 “내년 1월 G마켓 상품 연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SSG닷컴과 G마켓은 플랫폼 간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2년 9월, G마켓은 ‘스마일프레시’로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 기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연동했다. 지난해 1월엔 패션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W컨셉 전문관을 오픈한 바 있다.
◇CJ대한통운, 신세계와 네이버에 힘 보태기
여기에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쇼핑 검색과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결합한 AI 쇼핑 앱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베타 오픈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AI 앱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시간 단위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배송’도 선보인다. 네이버배송에는 ‘오늘배송’과 ‘내일배송’ 외에도 주문 이후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지금배송’, 다음날 오전 도착하는 ‘새벽배송’, 가구·가전 카테고리 대상 설치일을 지정할 수 있는 ‘희망일 배송’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특히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덕에 충성고객을 대거 확보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쿠팡이 24.5%로 1위다. 그 뒤로 네이버(23.3%), 신세계그룹(SSG닷컴·G마켓·옥션)(10.1%), 11번가(7%), 카카오(5%), 롯데온(4.9%) 등 순이다.
무엇보다 CJ대한통운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와 손잡으면서 이커머스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매일 오네’라는 이름으로 주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예고했다. 앞서 CJ그룹은 신세계그룹과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갖고 물류 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CJ대한통운은 2022년 네이버와 함께 도착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배송을 강화한 바 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열린 ‘2024 타운홀 미팅’에서 “주 7일 배송과 주 5일 근무를 골간으로 한 ‘매일 오네’ 서비스는 소비자는 물론 이커머스 셀러들과 종사자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유통업계에선 이커머스 3강인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배송력이 강화되면 이커머스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단 분석을 내놓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검색 채널은 물론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을 무기로 충성고객을 확보했는데, 내년 배송을 강화하고 새로 앱까지 출시하면 네이버로 쏠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커머스 고객 입장에선 빠른 배송과 혜택 제공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내년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