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걸그룹 학대 의혹' JYP 주가 출렁…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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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비춰 멤버, JYP 상대로 소송
현지화 전략 차질…저연차 아티스트 라인업 등 약점 노출

저가 매수 기회란 분석도
中 시장·압도적 영업이익률 주목
그룹 VCHA(사바나, 켄달, 렉시, 케이지, 카밀라, 케일리).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룹 VCHA(사바나, 켄달, 렉시, 케이지, 카밀라, 케일리).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아이돌그룹 '비춰(VCHA)'의 학대 의혹이 불거지자 JYP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출렁였습니다. 비춰의 미국인 멤버 케이지가 소속사 직원에게 학대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죠. 엔터주 주가는 소속 연예인과 관련된 부정적 사건·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소속 가수들의 불화설은 결국 실적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일각에선 이번 학대 의혹이 제2의 하이브·뉴진스 사태처럼 되는 것이 아니냔 우려도 나옵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엔터 주가는 지난 9일 비춰의 학대 의혹에 7% 넘게 떨어졌다가 전날 5.81% 오른 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엔터 업종은 반도체와 2차전지에 이은 주요 산업군입니다. JP모간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도 국내 엔터주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내놓고 있죠. 그중 JYP엔터는 외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엔터사입니다. 현재 JYP엔터의 외국인 보유율은 23%에 달합니다. 타 엔터주가 10%대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죠.

JYP엔터는 박진영 창의성총괄책임자(CCO)가 1997년에 설립했습니다.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과 SK텔레콤 등 발 빠르게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을 단행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JYP엔터는 2010년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2011년 제이튠엔터는 사명을 JYP엔터로 바꿨습니다. 2013년 10월 JYP와의 흡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죠. 박 CCO는 지난 3분기 말 지분 15.37%를 보유하며 여전히 최대주주입니다. 합병 당시 JYP엔터의 매출액은 213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이었으나 작년 말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65억원 1694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비춰 사태로 다시 드러난 약점… 영향은 제한적

JYP엔터의 약점이 노출됐단 지적이 나옵니다. 그간 증권가에선 JYP엔터의 저연차 아티스트 라인업을 약점으로 꼽았습니다. 신인 가수들의 성과가 경쟁사 대비 다소 아쉽단 평가가 나왔죠. 게다가 해외 현지에서 한국식 육성 시스템을 적용해 아이돌 그룹을 키워내는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과거 증권가에선 JYP엔터의 미국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A2K'에 큰 기대를 보였습니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를 확보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봤죠.

이번 사태로 비춰 활동은 사실상 중단됐단 평가가 나옵니다. 올해 1월 데뷔한 비춰는 JYP와 유니버설뮤직 그룹 산하 레이블 리퍼블릭레코드가 진행한 글로벌 프로젝트 A2K로 결성된 한미 합작 걸그룹입니다.
[마켓PRO] '걸그룹 학대 의혹' JYP 주가 출렁…저가매수 기회?
JYP의 미국 현지법인인 JYP USA는 성명을 통해 "케이지가 허위 및 과장된 내용을 외부에 일방적으로 공표하며 소송이란 방식을 택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춰의 다른 멤버들과 당사가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JYP엔터 실적에 당장 큰 영향은 주진 않을 전망입니다. 비춰의 매출 비중이 높지 않고,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의 공연 사업에서 큰 성과가 나오면서죠.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공개된 스트레이키즈 월드 투어 규모는 150만명으로, 이전 투어의 3배"라면서 "공연 분야 정상급으로 불리는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타사 대비 압도적인 영업이익률

JYP엔터는 타 엔터사 중 매출이 가장 작지만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줍니다. 타사 대비 알짜 회사로 분류되는 이유로는 본업인 매니지먼트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죠.

JYP엔터는 타사 대비 사업구조가 복잡하진 않습니다. 매니지먼트와 관련없는 사업을 전개하지 않으면서 본업에 집중하는 엔터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JYP엔터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29.86%→27.94%→29.91%입니다. 같은 기간 엔터 대장주 하이브의 영업이익률은 15.15%→13.34%→13.57에 불과하죠. 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10%대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습니다.

中 현지 매출도 주목할 때

중국 현지 매출을 눈여겨보란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중국의 부양책에 더해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면서죠. 리딩투자증권은 JYP엔터 목표주가로 10만원을 제시하면서 중국 시장을 다시 주목하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현 주가 대비 41%가량 상승 여력이 있단 진단입니다.
[마켓PRO] '걸그룹 학대 의혹' JYP 주가 출렁…저가매수 기회?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무비자 입국 기간을 확대하며 한중 양국 간의 본격적인 문화 교류 재개 가능성이 커진다"며 "JYP엔터가 2대 주주로 있는 글로벌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 디어유도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 본토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