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종로·강동 등에서도 신고가 거래 소식
공급부족에 2년 8개월만에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바뀌어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갈수록 집값 상승폭도 커지고 거래량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용산구와 강남3구의 주도적인 모습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에는 비강남 대장주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눈에 띈다. 2020년 패닉바잉 열풍이 불 당시 잠실 대장주 국민평형이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했는데, 최근에는 비강남에서도 20억원 실거래가 나오는 것이다.

5일 일선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의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이하 마래푸) 전용 84㎡가 최근 21억원대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의 동일평형은 지난달 19억원대에 거래된 바 있는데 사실이라면 불과 한달 새 1억원 이상 껑충 뛴 것이다. 아직 국토부나 서울시에 실거래가 등재되진 않아 소문에 불과하지만 마래푸와 함께 강북 대장주로 꼽히는 경희궁자이 동일평형이 지난달 22억원 대에 실거래된 것을 보면 현실가능성 있는 거래가다.

이 단지뿐만 아니다. 강동구 대장주인 고덕그라시움 국민평형인 전용 84㎡도 20억원1000만원에 거래됐고, 양천구 목동7단지 전용 66㎡도 19억65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20억원에 근접한 것이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020년 패닉바잉 열풍이 불 당시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 대장주 전용 84㎡가 일제히 심리적 저지선인 20억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인 것처럼, 최근에는 거래량이 증가와 상승 추세로 인해 비강남 지역에서도 국평 20억원 시대가 열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같은 까닭은 공급이 부족하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1분기 전국의 아파트 착공실적은 3만779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주어봤을 때 18% 감소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은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의 1분기 아파트 착공실적은 2만1000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25% 감소해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빚을 내서라도 예비 수요층들은 집을 사야한다는 심리가 강해졌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8조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새 5조3415억원 이나 급증한 수준인데, 이는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인 것이기도 하다.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달 29일까지 신고된 물량이 총 4935건으로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서울 지역의 매매수급지수도 2년 8개월 만에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7월 첫째 주 기준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100.4를 기록, 2021년 11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 2월 둘째 주(12일 기준)를 시작으로 21주 연속 상승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정책대출에 갈아타기 수요까지 증가한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낮은 이자에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정책 상품이 나와 젊은 층이 내집마련에 나선데다가, 자신이 살던 집을 팔고 보다 좋은 지역으로 옮기려는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거래량 증가 추세와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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