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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희생자 유족 박근우(23·광주광역시) 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페이스북]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사고 보상금이 들어온다 한들 부모님 목숨 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나 들겠느냐.“
제주항공 참사로 부모님을 모두 잃은 유족 박근우(23·광주광역시) 씨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사고 보상금과 관련한 악성 댓글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공개적으로 적었다. 그는 앞서 사고 직전 모친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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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희생자 유족 박근우(23·광주광역시) 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페이스북] |
박 씨는 이날 올린 글에서 “‘사고 보상금을 노린다’는 악성 댓글에 유족들은 너무 큰 상처를 받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고아가 됐지만, 아직 부모님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었다”고 했다.
갑작스런 사고로 고아가 된 그는 부모님 사업을 대신 정리하기 위해 세무사와 통화하고 폐업준비 절차를 밟느라 지난 10일까지 발로 뛰었다. 그는 “광주 안에서만 차로 100km를 이동했다”며 “앞으로의 걱정에 지금 깔려 죽어버릴 것 같고 당장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다”는 갑갑함을 호소했다.
박씨는 “그런 중에 ‘정부가 제주항공 참사 유족에 긴급생계비 300만원을 지급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유족을 향한 악성댓글들이 달렸다”며 “설령 사고 보상금이 들어온다 한들 부모님 목숨 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나 들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짚었다. 제주항공, 무안공항, 항공청과 공항공사의 책임 공방 속에 아직까지 사고원인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다.
박씨는 “우리는 이번 사고가 잊혀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 흐지부지 억울한 죽음이 될까봐 무안 공항에 나와있다”며 “정상적인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제주항공의 잘못일 것이고, 새를 제 때에 쫓지 않고 방치했다면 무안공항의 잘못일 것이며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덩어리 위에 설치한 것은 항공청과 공항공사의 잘못일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앞으로 이 여러 주체들 간의 책임 떠넘기기와 정치권의 숟가락 얹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고통받고 또 고통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될 때까지 제주항공 참사를 잊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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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참사 15일째인 12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
박씨는 부모님의 시신을 수습하기까지 이어진 도움의 손길에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다른 사망자들의 신원이 확인될 때마다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숯검정이 됐기에,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졌기에 시신 확인이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어 미칠 것 같았다”며 “소방관분들, 경찰관분들, 시·도·군 공무원 분들, 전국 각지에서 달려오신 수많은 자원봉사자분들, 유가족협의회 대표단 분들 덕에 부모님을 모실 수 있었고 이 모든 분들께는 앞으로도 빚을 갚아 나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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