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자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해도 다 살릴 수 있습니다.”
이종화(사진) 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장은 “지금까지 자살 시도자와의 협상 현장에서 아무도 죽지 않았다”며 대화를 100% 신뢰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지난 2006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뉴욕 경찰(NYPD)에서 자살 예방과 위기협상 교육을 받은 후 2009년 경찰대에 위기협상 과정을 개설하고 2013년부터 센터를 통해 일선 경찰관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8일 ‘자살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자살 예방에 기여한 공로로 다른 경찰관, 소방관, 전문가, 일반인 등 23명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그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가 건물 옥상이나 한강 다리에 오르면 다가가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사람은 구급요원이 아닌 경찰관이다.
이 교수는 “아무런 매뉴얼이 없던 시절 경찰관들이 자살 시도자를 ‘어차피 죽을 사람’이나 범법자 취급을 하고 현장에서는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와!’라고 다그치기부터 했는데 이런 관점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살 시도자에게 다가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정말 자살할 생각이 있는지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뛰어내리기 직전의 사람에게 내려오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것은 ‘당신의 감정에는 아무 관심 없으니 잔말 말고 내려와’라는 표현밖에 되지 않는다”며 상대의 감정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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