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현행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묶기로 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ECB는 정책금리가 당분간 현행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경기가 악화하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유지했다. 이와 함께 ECB는 오는 12월까지 600억유로 규모로 시행하기로 한 정책에 대해 현행 흐름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도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 “가을에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화정책 변경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 시장에서는 9월보다는 10월이 더 유력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는 유로화 강세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유럽연합(EU)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역시 목표치인 2%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9%에서 2.2%로 상향하지만 경기 확장이 강한 물가 상승세로 아직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5%로 유지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환율변동성은 불확실성이 점증한 탓”이라며 “환율정책이 목표가 아니지만 성장과 물가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유로화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드라기 총재가 환율 변동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자 유로화는 심리적 저항선인 1유로당 1.20달러를 돌파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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