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 등 주요 스타트업 기관장은 18일 불확실성을 내년 시장을 정의하는 키워드로 꼽았다. 이기대 센터장은 “지금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시기인데 큰 정치 변수가 끼어들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이)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건수 회장 또한 “불확실성이 문제”라면서 “불확실성이 크면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주로 벤처캐피털(VC)이나 액셀러레이터(AC) 등 초기기업 전문 투자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벤처·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 유입이 생태계 활성화로 직결되는 구조다. 하지만 지난해 엔데믹 전환 이후 세계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투자 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 전화성 회장은 “우선은 현재 정국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VC, AC 등 기관이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며 “정치 문제로 증시가 위축되면 투자기관의 자금 회수 길도 막혀 투자 집행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기관장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국 혼돈으로 인해 신산업 규제 개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산업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은 과거 만들어진 규제·제도의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사업 개시의 발판이 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줘야 사업 확장이 용이해진다. 현재 국회에는 ‘리걸테크(법률 기술 산업) 진흥법’이나 ‘비대면 진료법' 등 신산업 활성화 법안이 제출돼 있다. 윤 회장은 “한동안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 정치권이 규제 개혁 법안에 신경을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규제 개혁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불확실성 속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글로벌화, 수익성 강화, 비용 절감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센터장은 “스타트업은 당분간 내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높이려하는 것 보다는 가능할 때 전략적 투자를 받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상우 의장은 "(전망이) 모호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며 “시장이 호응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내수가 포화 상태여서 결국 답은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며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는 기술·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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