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완연히 회복한 가운데 다음달까지 계절적 특성을 발판 삼아 반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통상 코스피지수는 10월에 꺾였다가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인터넷 업종 등 낙폭과대주와 고배당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6만전자 보인다…코스피 '연말 랠리' 워밍업

코스피지수 이틀 연속 상승세

25일 코스피지수는 1.32% 오른 2534.34에 거래를 마쳤다. 9거래일 만에 2500선을 탈환한 지난 22일에 이어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에 영향을 받은 18일(2.16%) 후 가장 많이 올랐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515억원어치와 768억원어치를 내던졌지만, 기관이 453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삼성전자는 3.39% 오른 5만79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3.58%) 현대차(0.92%)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주도 상승했다.

개선된 지수 흐름이 다음달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10월 코스피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다섯 번 중 네 번이 마이너스였다. 지수가 이례적으로 2155.49(2022년 9월 30일)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2022년을 제외하면 0.22%에서 3.85% 내렸다. 증권회사가 상고하저 전망을 내놓는 게 일반적이고, 실제 기업 실적도 하반기에 악화하는 경우가 많았던 여파다.

하지만 11월과 12월에는 상황이 달랐다. 2021년 11월과 2022년 12월, 이달을 제외하고는 최대 12.66% 상승세를 기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에는 배당을 노려 코스피200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대규모 차익 거래형 프로그램 매수세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올해 역시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주 전반을 중심으로 주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투심 개선 기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국내 증시가 그리 부진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반등 관측에 힘을 보탠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8월 이후 17조7000억원어치, 미 대선이 있던 이달 5일 이후엔 2조2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각각 4500억원, 5300억원어치를 오히려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도가 삼성전자 한 종목에 국한된 것으로,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2.2% 상승세를 보였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 등 방위산업, 원전주엔 우호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향한 투자심리 개선도 지수 상승 전망의 원동력이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3.49% 오르며 S&P500지수(1.68%) 나스닥지수(1.73%) 상승률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계획 공시와 함께 4.67% 반등에 성공하면서다. 14일 0.96까지 꺾인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날 1.1배까지 회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승인을 빠르게 추진 중이란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고배당주와 낙폭이 과하던 인터넷 업종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T&G와 KT, 네이버의 이달 주가 상승률은 5.53~13.65%에 이른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정책발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국내 증시의 절대적인 가격 메리트(이점)가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