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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문화·방송계 인사들의 기부와 온정 전달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연예계 등에 따르면 코미디언 박나래는 지난해 12월 29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연락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액수는 당사자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박나래는 전남 무안군 출신으로 목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흰 국화꽃이 담긴 사진을 올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룹 ‘러블리즈’ 멤버 진도 제주항공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는 글을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개그맨 이승윤도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조리 명장’으로 잘 알려진 안유성 셰프는 지난해 12월 30일 현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김밥 200인분을 전달했다. 광주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안 셰프는 “희생자 대부분이 지역민이라 한 다리 건너면 다 가까운 지인들”이라며 “마음이 먹먹하고 안타까워 일하다가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1일에는 조리사협회, 광주시와 함께 떡국을 준비해 유가족들에게 전할 계획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문화·방송계 인사들의 기부와 온정 전달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연예계 등에 따르면 코미디언 박나래는 29일 관할 지방자치단체체에 직접 연락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액수는 당사자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박나래는 전남 무안군 출신으로 목포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와 흰 국화꽃이 담긴 사진을 올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룹 ‘러블리즈’ 멤버 진도 제주항공 참사 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는 글을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개그맨 이승윤도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조리 명장’으로 잘 알려진 안유성 셰프는 30일 현장을 찾아 유가족에게 김밥 200인분을 전달했다. 광주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안 셰프는 “희생자 대부분이 지역민이라 한 다리 건너면 다 가까운 지인들”이라며 “마음이 먹먹하고 안타까워 일하다가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1일에는 조리사협회, 광주광역시와 함께 떡국을 준비해 유가족들에게 전할 계획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가수 아이유(사진)가 성탄절을 맞아 소외계층을 위해 총 5억 원을 기부했다. 아이유의 소속사인 EDAM 엔터테인먼트는 25일 “아이유가 자신의 활동명과 팬클럽명 ‘유애나’를 합친 ‘아이유애나’의 이름으로 다양한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총 5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서울아산병원, 서울아동복지협회, 함께웃는세상, 따뜻한 동행 등 국내외 여러 단체를 통해 이뤄졌다. 기부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고령환자,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과 노숙인 쉼터 운영 등 폭넓은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아이유는 지난 9월에도 데뷔 16주년을 맞아 ‘아이유애나’의 이름으로 2억 2500만 원을 기부한 바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어느새 오십대 후반이 된 다미코, 리에, 사키. 대학 때 늘 붙어 다녀 ‘쓰리걸스’로 불렸던 이들은 졸업 이후 30여 년간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왔다. 다미코는 독신의 소설가로 엄마와 단둘이 집 근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소박하고 조용한 삶을 살았다. 반면 리에는 졸업 후 바로 영국 등 해외로 나가 직장생활을 하며 곳곳을 누볐고 결혼과 이혼 등을 겪으며 자유분방하게 살았다. 사키는 아들 둘을 키우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전업주부로 지냈다. 개성도 성격도 제각각인 이들이 오랜만에 다시 모이게 된다. 리에가 런던 생활을 정리하고 도쿄로 돌아오기로 한 뒤 집이 없다는 핑계로 다미코네에 얹혀살면서부터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장편소설인 이 책은 젊은 시절 절친했다가 오랜만에 다시 뭉치게 된 중년의 세 여성과 이들 주변 인물을 통해 소란스러우면서도 잔잔한 일상을 아기자기한 필치로 그려낸다. 도쿄에 몇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월세를 받으면서도 다미코네 집에 굳이 비집고 들어와 자기 방까지 꿰찬 리에를 다미코는 어쩌지 못한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집 없는 아이’가 돼버린 거라는 리에의 말이 그렇게 틀린 것 같이 느껴지지도 않아서다. 다미코의 엄마인 가오루는 딸보다 수다스럽고 쾌활한 리에와 죽이 잘 맞는다. 두 사람은 리에가 새 집을 찾는 동안 마치 모녀처럼 지낸다. 리에의 도쿄행은 사키에게도 반갑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요양병원에 문병을 다니거나 아이들을 키우는 데 정성을 쏟으며 어느덧 중년을 넘겨버린 사키는 여전히 엉뚱하고 활기 넘치는 리에가 신기하다. 런던에 있었으면서 어떻게 도쿄의 최신 가게를 그리 잘 아는지, 분위기 좋은 곳으로 친구들을 불러낸다. 리에나 다미코와 어울리면서 사키는 가끔씩 만나고, 서로 전혀 다른 생활을 하지만 셋이 만나면 공기가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다. 소설은 특별히 극적인 갈등이나 위기 상황 없이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가오루의 발목 부상과 백내장 수술, 리에의 조카나 다미코 친구의 딸이 겪는 관계의 문제들, 사키의 큰아들이 결혼을 서두르며 속을 썩이는 일 등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이들의 삶에도 얽혀들 뿐이다. 제목에 나오는 ‘셔닐’과 ‘노란 멜론’은 이들이 대학 시절 독서 동아리에서 토론까지 벌일 정도로 동경했던 어휘들이다. 인터넷 검색이 없던 시절, 영어책에 나오는 ‘셔닐’과 ‘캔털루프 멜론’이 정확히 뭔지 알 길이 없었다. 어감만으로 보면 한없이 근사하고 멋진 어떤 것이었다. 하지만 50대 후반이 돼 찾아본 셔닐은 ‘송충이’란 뜻을 가진 부슬부슬한 직물, 노란 속살을 가졌을 거라 생각했던 캔털루프 멜론은 멋없는 붉은색이다. 오랫동안 오해했던 외국어의 실제 뜻처럼, 젊은 시절 꿈꿨던 화려한 미래와 현실의 간극은 크다. 그래도 그 ‘웃픈’ 배신감을 두런두런 함께 나눌 이들이 있는 한 삶은 여전히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은 섬세하게 보여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란 동화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덕이 크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 국민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쓴 이 작품이 한강의 문학관에 영향을 줬다고 전해지면서 관심을 받게 됐다. 이 책은 서로를 무척 아끼는 두 형제가 사후 세계를 누비는 판타지적 모험기이다. 천국처럼 아름다운 세계에도 가는 곳마다 폭력과 아픔이 있다. 세상은 심지어 이들이 죽은 후에도 평안을 누리며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자비한 세계에 희생되는 형제의 순수한 마지막 모습은 한강이 한 강연에서 밝혔던 것처럼 ‘불꽃에 덴 것 같은’ 놀라움을 준다. 한강은 이 책을 열두 살 때 읽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어린 독자로 받았던 충격은 이번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밝혔던 한강 문학의 핵심적 질문 “세상은 왜 이리도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 작가 스스로 이 책을 읽은 뒤의 충격을 이 문장으로 설명한 바 있다. 한 작가의 문학세계가 유년기 인상 깊은 독서 경험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형성되는 신비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노벨 문학상의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독서율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이처럼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노벨상 시상식 다음 날 스톡홀름 외곽의 한 학교에서 10∼15세 학생들을 만났다. 다문화 가정이 많은 이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초청해 여는 노벨재단의 36년 된 전통 행사다. 학생들은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부터 ‘흰’ ‘소년이 온다’ 등 한강 소설 발췌본 혹은 전체를 읽고 토론하며 두 달간 한강 공부를 했고 느낀 점을 시, 그림, 노래로 표현했다. 작가에게도 “평생 못 잊을 감동”이었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한 작가의 작품을 깊이 있게 독해하고 재창조해 보는 이곳의 독서 교육이 부러워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고대해 왔고 올해 그 숙원을 이뤘지만, 독서 문화의 수준은 노벨 문학상 배출국이라고 하기엔 낯부끄럽다. 연간 성인 종합독서량 3.9권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166위)이다. 청소년의 경우 36권으로 좀 더 많지만 아이들이 꼽은 첫 번째 목적이 ‘학업’(29.4%)인 점은 못내 아쉽다. 마지못해 책을 펼친 학생들이 책 안 보는 어른이 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스톡홀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강은 ‘제2의 한강’을 배출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최소한 문학작품 서너 권을 학교에서 읽고 토론하며 문학작품 읽는 근육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깊게, 흥미롭게 읽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독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 자신의 어릴 적 독서 경험이 작가로서의 세계관 형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수많은 논의가 나오지만, 결국 걸출한 작가를 배출해 내는 토양은 안목과 열정을 갖춘 독자가 될 수밖에 없다. 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배우 김태리(34·사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한복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김태리의 한복 화보 영상을 24일(현지 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문체부는 한류 외연을 전통문화로 확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수지, 2022년에는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한복 화보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한복 브랜드 4곳이 참여해 한복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한복을 디자인했다. 김태리의 한복 화보는 23∼29일 프랑스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 대형 전광판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배우 김태리(34)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한복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김태리의 한복 화보 영상을 2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전광판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문체부는 한류 외연을 전통문화로 확장하기 위해 2020년부터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수지, 2022년에는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한복 화보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한복 브랜드 4곳이 참여해 한복의 전통적인 멋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한 한복을 디자인했다. 김태리의 한복 화보는 23∼29일 프랑스 파리 시타디움 코마르탱 대형 전광판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빨 괴물 나라에는 멋진 이빨을 가진 괴물들이 살고 있다. 삐죽삐죽 솟은 날카로운 이빨, 동글동글 귀여운 이빨, 반짝반짝 불빛이 나는 이빨까지. 이빨 나라 괴물이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이빨이야말로 매력 포인트. 그런데 트롤리는 이빨이 없는 이빨 괴물이다. 유일하게 이가 전혀 없다. 친구들처럼 멋진 이빨이 갖고 싶은 트롤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빨을 만든다. 사과이빨, 얼음이빨, 사탕이빨. 하지만 사과는 벌레가 먹고 얼음은 해를 받으면 녹고 사탕 이빨은 달콤한 냄새를 맡고 온 꿀벌이 모두 다 가져가버린다. 실의에 빠진 트롤리. 이빨 없는 괴물 트롤리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자라다 보면 누구는 좀 더 빠르고, 누구는 좀 더 느리다. 뭔가를 더 잘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우리의 가치를 결정 짓는 요소가 될 수는 없다. 모두가 고유한 자신만의 속도와 개성을 갖고 있음을 이빨 없는 아기 괴물 트롤리의 고군분투와 성장을 통해 알려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동아일보는 ‘2024년 올해의 우수 독자센터’ 수상자 16명을 12일 선정했다. 올해의 우수 독자센터는 지역별로 공헌도가 가장 높은 독자센터 사장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는 배용휘(서울 수유번동), 이종실(서울 원남), 김영원(서울 풍납성내), 이춘재(서울 고척개봉), 김석환(경기 원미도당), 허남기(경기 일산남부), 김춘상(경기 오산), 홍정수(경기 서오산), 박이섭(경북 안동), 이홍철(대구 수성), 김병삼(부산 만덕), 김연채(경남 마산월영), 신승현(대전 도마복수), 이경희(충북 충주예성), 정병진(광주 운암동운), 전만오(전남 조례) 독자센터 사장이다. 스포츠동아는 올해 우수 독자센터 수상자로 이강우(서울 창신), 김순진(서울 오륜거여), 김숙자(인천 삼산), 윤여정(경기 동평촌), 이상학(경북 상모), 이승곤(울산 남울산), 홍성욱(충남 천안북부), 서현정(전북 정읍) 독자센터 사장을 선정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독서광 테오필은 책을 정말 사랑하는 독서광이다. 세상의 모든 책을 가지고 싶어 하는 그의 집은 구석구석 책들로 가득하다. 콧수염의 역사부터 달에서 토마토가 자라게 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어느 날 그에게 전화를 건 친구가 나폴레옹의 개에 관해 아냐고 묻는다. 모든 책을 가지고 있는 그라면 반드시 알 거라고. 답을 주기 위해 책을 찾기 시작하는 테오필. 유명한 고양이와 개에 관한 책들이 꽂힌 서가로 가보지만 찾는 책이 없다. 책이 망가지는 걸 끔찍히 싫어하는 그가 누군가에게 빌려줬을리 없다. 다른 책장을 뒤지기 시작한다. 위대한 인물들에 관한 책장, 동물에 관한 책장 등등 곳곳을 뒤져도 책이 없다. 그제야 그는 깨닫는다. 이렇게 온 집을 책으로 쌓아놓고도 정작 필요한 책 딱 한 권을 찾을 수 없다.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서재만큼 근사한 공간은 없다. 하지만 친구의 우연한 질문에서 시작된 책 찾기는 책을 소유하는 자체보다 그 의미를 나누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깨닫는 여정으로 바뀐다. 수집벽에 가득 찼던 테오필은 이웃과 책을 나누는 사람으로 변한다. 진짜 무언가를 아낀다는 게 어떤 것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아이들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궁금한 것 투성이다. 삶이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마음이나 생각, 예술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자기만의 정의를 내리기까지 아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옆에서 슬쩍 이런 대답을 하며 아이의 눈을 넓혀주는 어른이 돼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음악이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향기를 입은 소리야’”라고 대답해주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와 아빠가 나누는 짧은 질의응답으로 구성돼 있다. 음악뿐 아니라 감정, 그리움, 칭찬, 열정, 좋은 시간이 무엇인지 묻는 아이에게 아빠가 시적인 대답을 들려준다. 그리움은 “꺼내 먹을 수 있는 과자”가 되고, 칭찬은 “보이지 않는 뽀뽀”, 시는 “별을 낚는 뜰채”, 우정은 “보물이 가득한 섬”이다. 삶이 뭐냐는 질문에 아빠는 “우리가 나눈 모든 이야기들이 모인 것이지. 하지만 무엇보다 삶은 너야”라고 프랑스 샹송 가사를 읊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좋은 시작이 될 책 같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모델 문가비(35)와 사이에서 혼외자를 얻은 배우 정우성(51)이 29일 청룡영화상 시상식 무대에 올라 해당 논란에 사과하고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정우성은 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다관객상 부문 시상자로 황정민과 무대에 오른 뒤 “‘서울의 봄’을 관람해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에게 저의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이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은 24일 처음 공개된 이후 논란이 돼 왔다. 그는 청룡영화상에서 ‘서울의 봄’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에 맞선 군인 이태신 역으로 황정민과 함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지난해 국내 공연예술시장 규모가 약 1조4227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46%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5월 팬데믹 종식을 선언한 뒤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위축됐던 공연예술 수요가 탄력적으로 회복된 영향으로 보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3년 기준 시장 규모와 운영, 인력, 재정 현황 등을 조사한 ‘2024 공연예술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시장 매출은 1조4227억 원으로 2022년(약 9725억 원)보다 46.3%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약 8530억 원)과 비교하면 66.8% 뛴 수치다. 공연장 활성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공연장 가동률은 54.5%로 2022년 50.2%보다 4.3%포인트 높았다. 매출 증가 요인으로는 공연 공급 증가, 민간기획사와 단체들의 지역 순회공연에 따른 작품 판매 증가, 공연예술시장 전반 입장료 상승 등이 꼽힌다.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45.5%)을 차지한 티켓 판매액은 6472억 원으로 2022년(약 5618억 원)보다 15.2% 증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제41회 가톨릭대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김만달(76·세례명 골롬바노)씨가 선정됐다. 노숙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30여년간 돌보는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협의회)와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수여하는 가톨릭대상은 가톨릭정신을 구현한 개인과 단체를 기리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에서 내과 의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사회복지시설이 부족했던 1986년 우연히 행려 환자와 만난 것을 계기로 노숙인 시설 ‘엠마우스’를 만들었다. 그는 입소자들이 퇴소할 때까지 30여년간 돌봤고 이후 이 시설을 작은형제회에 기부채납했다. 지역 사회 소외 계층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무료 진료 활동도 해왔으며 익명으로 독거노인 복지시설도 지원해왔다. 길거리에서 폐지, 빈 병, 깡통 등을 수집해 모은 돈으로 나눔을 실천한 고복자(세례명 마리아) 씨는 특별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약 40년간 재활용품을 수집해 ‘고물 할머니’로 불리는 그는 1985년 세례를 받은 후 재활용품을 수집해 마련한 돈 3000만원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2010년 모현의료센터에 1억원, 2023년 춘천교구청에 사제 양성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선교·문화 부문 본상 수상자로는 암으로 투병 중인 이들을 위한 전문 시설인 충북 청주시 소재 성모꽃마을이, 선교·문화 부문 특별상 수상자로는 청년들로 구성된 복음 단체인 ‘찬양크루 열일곱이다’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4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열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직장 내 따돌림 피해 증언을 위해 국회를 찾아 눈물까지 보였던 지난달 뉴진스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이 허무한 결론을 맞이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양측이 대등한 지위에서 의무를 이행하는 ‘계약 관계’에 가깝다는 게 이유였다. 하니의 국감 출석은 당시부터 논란이었다. 다른 레이블의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는 의혹이 국감에서 다룰 만한 사안인지 이견이 많았고, 아이돌이 법상 근로자인지도 불분명했다. 사실 따돌림 피해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놓인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전 대표 사이의 치열한 갈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4월경 하이브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뉴진스를 성공시킨 민 전 대표를 고발하고, 민 전 대표가 모함이라며 항명 기자회견을 연 이후 반년에 걸쳐 계속 격화됐다. 하이브는 6월 민 전 대표 측 어도어 사내이사를, 8월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뉴진스는 이 무렵부터 직접 목소리를 내며 민 전 대표 측에 섰다. 9월 라이브 방송을 열고 ‘민 전 대표를 복귀시키라’고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했다. 하이브가 그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았기 때문에,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봤다. 문제는 위약금이었다. 업계에서는 뉴진스가 물어야 할 계약 해지 위약금이 최대 6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위약금 규모를 줄이는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계약 관계를 파탄 낸 상대의 귀책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국감에서 다뤄진 따돌림 의혹도 이런 와중에 흘러나왔다. 뉴진스는 라이브 방송 중 하이브의 부당한 처우를 성토했는데 하니의 사례도 그중 하나였다. 하니가 현직 아이돌 최초로 국감 출석 요청에 응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뉴진스는 이달 13일 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위반사항이 시정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2주 시한의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시정 요구 사항 중 하나로 국감에서 논의된 ‘무시해’ 사건의 사과를 넣었다. 민 전 대표도 20일 어도어를 퇴사하고 풋옵션 권리 행사를 놓고 소송을 시작했다. 하이브-뉴진스 사태의 이런 분쟁 양상에다 고용부의 결론까지 더해놓고 보면, 지난달 하니의 국감장 출석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다시 의문스러워진다. 별다른 소득도 없을 뿐 아니라 향후 법정에서 이뤄져야 할 양측 대리전을 국감장에서 펼치도록 국회의원들이 판을 깔아준 데 불과해지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무명 연예인, 연습생의 피해 사례를 환기했다고 아전인수격 자평을 하지만, 하니가 그런 사례의 대표성을 띤다고 보기도 어렵다. 계약 해지와 소송이 얽힌 첨예한 법정 이슈를 국감 의제로 올린 것 자체가 아이돌의 화제성에 기대 국민의 시선 끌기에 급급한 국회의원들의 무리수는 아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와 철근 더미, 해진 고무신이 굴러다니는 고물상. 이곳에서 자라는 오 남매에게 마당은 최고의 놀이터다. 고물 속에서 저마다 보물을 찾아낸다고 지루할 틈이 없다. 망원경, 못난이 인형, 구술…. 막내 쌍둥이들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를 모자처럼 쓰고 보자기 망토를 두른 채 고물산 탐험을 떠난다. 학교에 다녀온 오빠와 언니들은 폐지더미에서 주워 온 동화책을 읽고, 누군가 쓰다 버린 종이 뒷면에 몽당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밤이 되면 요를 깔고 한 방에 오 남매와 엄마가 다닥다닥 붙어 곤한 잠을 청한다. 고물상에서 자라는 오 남매의 하루가 이처럼 신나고 따뜻한 건 부족한 중에도 아낌없이 나누는 엄마의 크고 깊은 마음 덕분이다. 주인 없는 누렁이, 고양이도 이 마당에 자리를 잡고, 갈 곳 없던 엿장수 아저씨들도 엄마가 만들어준 방에서 지내며 저녁이면 엿 대신 고물을 가득 싣고 돌아와 돈으로 바꾼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낸 책으로 오 남매가 다 번듯이 자랐다는 후기도 실려 있다. 풍요 속 빈곤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에겐 진짜 행복의 의미를, 함께 읽는 어른들에게는 정겨운 향수를 안겨주는 책.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가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글로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발표에 따르면 ‘아파트’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뒤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이 차트에 8위로 진입해 K팝 여성 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로제는 18일 공개된 영국 매거진 ‘아이-디(i-D)’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엄청난 사랑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로제는 22일 오후 새 싱글 ‘넘버 원 걸(number one girl)’을 공개한다. 지난달 18일 싱글 ‘아파트’ 공개 이후 약 한 달 만의 신곡 발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부르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가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글로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빌보드 발표에 따르면 ‘아파트’는 ‘글로벌 200’과 ‘글로벌 200(미국 제외)’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두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뒤 뒤 4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이 차트에 8위로 진입해 K팝 여성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로제는 18일 공개된 영국 매거진 ‘아이-디’(i-D)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엄청난 사랑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로제는 22일 오후 새 싱글 ‘넘버 원 걸(number one girl)’을 공개한다. 지난달 18일 싱글 ‘아파트’ 공개 이후 약 한 달 만의 신곡 발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전 세계 수많은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한강 작가의 놀라운 작품이 더 많은 인정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영미권에 소개해 부커상 수상 등을 이끌어 낸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37·사진)는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18일 한국문학번역원(번역원)은 영문 계간지 ‘KLN(Korean Literature Now)’에 쓴 스미스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스미스는 2016년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소년이 온다’, ‘흰’ 등을 영어로 번역해 한강 문학이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되는 데 공헌한 번역가로 평가받는다. 기고문에서 그는 부커상 수상 이후의 오역 논란과 과한 찬사 등 상반된 반응이 쏟아진 데 대한 심경부터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비판은 가혹했고 개인적 공격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인종 불평등이 심한 문학계에서 백인 번역가란 점이 원작의 문학성을 깎아내리는 정도의 과대평가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왜 번역가가 됐는지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한강 작품의 번역은 텍스트에 날카롭게 떠오는 이미지에 사로잡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고문에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문학적 의미에 집중했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가 ‘극단적이고 기괴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물의 강한 주체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구식 남성들’은 못마땅해할 방식으로 독자들을 개인적 독서로 초대하는 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한강) 작가의 더 발전된 필력을 보여주는 작품임에도 ‘채식주의자’에 가려진 것 같아 아쉬웠다”며 “(하지만) 이 작품은 묻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으로 표현된다”며 “광주와 가자를 연결한 수많은 독자에게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년이 온다’의 번역 인세를 가자지구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자랑하는 걸 좋아해서 ‘자랑댁’이라 불리는 오리가 알을 낳는다. 연이어 귀여운 새끼들이 태어난 후 마지막 알을 깨고 쿤다가 나온다. 하지만 쿤다는 다른 오리들과는 좀 다르다.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당혹스러움을 느낀 자랑댁은 쿤다를 몰래 숨겨 키운다. 쿤다는 ‘내가 없는 편이 가족들에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상심에 빠진다. 이런 쿤다를 변화시킨 것은 호수에서 만난 발이 하나뿐인 아기 오리 올다다. 쿤다는 헤엄치는 것을 어려워하는 올다를 도와 헤엄을 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쿤다는 기쁨을 느낀다. 올다는 날지 못하는 쿤다가 자신의 꼬리를 물고 함께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 오리들의 우정은 남들의 시선 때문에 쿤다를 숨기려 했던 자랑댁마저 부끄럽게 한다. 누구나 타인이나 세상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숨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장애와 좌절을 자신의 강점으로 변화시키고 당당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아기 오리 이야기가 귀여운 삽화와 함께 잘 어우러져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