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새벽 사이렌 소리. 갑작스러운 폭격으로 동네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제대로 모른 채 엄마와 피란길에 오릅니다. 아빠는 빼고요. ‘다음 기차로 온다’던 아빠는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이들은 보호소를 옮겨 다니며 더 멀리, 더 낯선 곳으로 이동합니다. 어…
이빨 괴물 나라에는 멋진 이빨을 가진 괴물들이 살고 있다. 삐죽삐죽 솟은 날카로운 이빨, 동글동글 귀여운 이빨, 반짝반짝 불빛이 나는 이빨까지. 이빨 나라 괴물이라면 자신만의 독특한 이빨이야말로 매력 포인트. 그런데 트롤리는 이빨이 없는 이빨 괴물이다. 유일하게 이가 전혀 없다. 친…
독서광 테오필은 책을 정말 사랑하는 독서광이다. 세상의 모든 책을 가지고 싶어 하는 그의 집은 구석구석 책들로 가득하다. 콧수염의 역사부터 달에서 토마토가 자라게 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어느 날 그에게 전화를 건 친구가 나폴레옹의 개에 관해 아냐고 묻는다. 모든 책을 …
아이들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궁금한 것 투성이다. 삶이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마음이나 생각, 예술 같은 추상적인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자기만의 정의를 내리기까지 아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옆에서 슬쩍 이런…
산더미처럼 쌓인 폐지와 철근 더미, 해진 고무신이 굴러다니는 고물상. 이곳에서 자라는 오 남매에게 마당은 최고의 놀이터다. 고물 속에서 저마다 보물을 찾아낸다고 지루할 틈이 없다. 망원경, 못난이 인형, 구술…. 막내 쌍둥이들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를 모자처럼 쓰고 보자기 망토를 두른 …
가난한 두 가족이 집 한 채를 나눠서 살고 있었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한 할머니가 이 집에 들러 도움을 받고는 호박 하나씩을 두 가족에게 선물했습니다. 이것은 ‘마법 호박’이라면서, 다만 마법이 일어나게 하려면 슬기롭게 잘 이용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지요. 한 가족은 ‘과감히…
자랑하는 걸 좋아해서 ‘자랑댁’이라 불리는 오리가 알을 낳는다. 연이어 귀여운 새끼들이 태어난 후 마지막 알을 깨고 쿤다가 나온다. 하지만 쿤다는 다른 오리들과는 좀 다르다.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당혹스러움을 느낀 자랑댁은 쿤다를 몰래 숨겨 키운다. 쿤다는 ‘내가 없는 편이 가…
바닷가 마을에 생긴 너구리 아저씨네 빵집. 먹음직스러운 사과케이크와 빵, 과일잼으로 가득하다. 빵집 이름도 참 예쁘다. ‘다정한 빵집.’ 병아리 손님들이 엄마와 들렀는데 개구리 손님의 컴플레인이 들어온다. ‘너무 시끄러워요!’ 다음 날 못 보던 간판이 생긴다. ‘병아리 출입 금지.…
우리 집이 망했다. 좁은 집으로 이사 가는데, 낡은 이삿짐 트럭에 딱 하나 실린 것이 있다. 자개장. 엄마는 이게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거라서 절대로 버릴 수 없단다. 어디서든 이 자개장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 하지만 방 하나를 다 차지할 만큼 거대한 …
토끼 마을에 열린 가을 운동회. 우승자는 알밤 케이크를 선물로 받는다. 할머니와 함께 출전한 로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꼭 우승하고 싶은데 할머니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공굴리기를 할 때는 균형을 못 잡아 넘어지고, 장애물 달리기를 할 때는 허리가 아파서 지체된다. 할아버지가 …
친구가 새치기를 할 때도, 억울하게 오해를 당했을 때도, 우산이 바뀌었을 때도, 머뭇머뭇 대다가 항상 말할 때를 놓쳐버리는 부끄러움 많은 아이. 말할까 말까,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는 동안 하릴없이 머리만 긁적긁적 할 뿐, 결국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답답함만 쌓여간다. 학교에서도 집에…
잠이 오면, 모두 잠에 빠져든다. 그렇다면, 잠은 잠을 잘까? 밤마다 어둠이 오는 길을 따라 달리면서 깨어 있는 모든 것들 재우는 잠. 모두가 잘 때, 정작 깨어 있는 그 잠 말이다. 이 책은 도시와 숲을 지나, 사람들과 황새, 고양이, 무당벌레까지 모두를 재우는 잠을 의인화시켜 이…
옆집에 사는 윌슨 아저씨. 자전거 타고 빵집으로 출근한 뒤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 일상인 윌슨 아저씨를 누구도 특별히 눈여겨보지 않는다. 하지만 리즈는 다르다. 리즈는 사람들이 윌슨 아저씨의 이상한 점을 알아보지 못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푸른빛 얼굴, 너무 긴 목. 그는 공룡이기…
아빠와 산책에 나섰다가 편의점에 들르게 된 그린이. 아빠는 콜라, 사이다는 설탕이 많아 안 사준다고 단호하면서도 바나나 우유를 먹고 싶다는 말에는 못 이기는 척 사준다. 바나나 우유를 사달라는 그린이 말을 아빠가 거절하지 못하는 덴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잃은 그린이 …
할머니와 아빠와 아이. 세 가족의 저녁 식탁에 올라온 것은 계란프라이와 컵라면, 김이 전부다. 예전에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에는 신선한 상추, 나물, 먹음직스러운 전이 가득했었는데. “할머니, 진짜 요리법 다 까먹었어?” 아이의 질문에 할머니가 막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억을 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