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과를 요구하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당장 가시화된 것은 국무위원들의 공백이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 핵심 관계자인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은 사직 후 12월 10일 검찰에 구속됐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8일 자진 사퇴했다(표 참조).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여기에 여성가족부 장관직은 2월 김현숙 전 장관 사퇴 후 현재까지 공석인 상황이다. 향후 정국에 따라 윤 대통령 뿐 아니라 국무총리, 또 다른 장관에 대한 추가 탄핵 소추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규정해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제출했고,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할 전망이다. 야권에선 한덕수 총리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탄핵,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군 주요 지휘관들의 잇따른 직무정지로 안보 공백도 우려되고 있다. 국방부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12일 직무정지했다.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돼 직무정지된 군 지휘관은 박 총장을 비롯해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 특전사령관, 정보사령관, 방첩사 1처장, 방첩사 수사단장 등 7명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신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정 전반이 혼란에 빠질 경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급변하는 대외 정세에 대한 대응도 어려워진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12일(현지 시간) CSIS 온라인 대담에서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과 한미동맹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차 석좌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전직 참모들을 만났다며 “그들은 트럼프의 첫 100일이 아니라 첫 100시간에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 영향을 미칠 일’의 예로 주한미군과 관세, 반도체 법과 관련된 사안을 예로 들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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