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집계 이래 최대…내년 소매유통 성장은 코로나 이후 최저
경제단체, 회원사들에 내수활성화 지원 호소…주요 기업도 종무식보다 연차소진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내수 시장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영세한 소상공인부터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 경제계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해 연차 소진을 권고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 6000명에 달했다.
특히 업종별로 △소매업 27만 7000명 △기타 서비스업 21만 8000명 △음식업 15만 8000명 등의 폐업자 수가 많았다. 폐업률 기준으로는 음식점이 16.2%로 가장 높았고 소매업(15.9%)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운영하던 음식점 6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음식업, 소매업 등 영세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한 것은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이다. 매출 규모가 8000만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13.0%로 일반사업자(8.7%)나 법인사업자(5.5%)보다 크게 높았다.
올해는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연말특수도 물 건너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달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체예약취소 등 피해를 보았다는 답변이 46.9%로 절반에 가까웠다.
한 응답자는 “12월 3일(비상계엄) 이후로 3건의 취소가 있었다”며 “예를 들면 8명 정도 인원이 예약하면 실제로 오는 인원은 2~3명에 불과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은 올해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응답 기업의 66.3%는 내년 유통시장이 올해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재계도 내수 진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은 별도의 종무식 대신 연말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남은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경제인협회를 시작으로 경총,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는 회원사에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 △임직원 잔여연차 사용 △영세 소상공인 지원 노력 등에 나서달라는 공문을 연이어 발송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을 당부했다. 대한상의 역시 내년 1월 3일 재계, 대·중견·중소기업, 노동계 등 사회 각계 인사가 참가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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