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통령제 변경 필요” 이재명 “헌정질서 신속 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8일 15시 13분


尹 탄핵안 가결 뒤 첫 대표 상견례
權 “감사원장 등 남발한 탄핵 철회를”
李 “민생 안정 위해 추경 집행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정치공세 성격이 강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우리 현실과 잘 맞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개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이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헌정질서로의 신속한 복귀”라고 맞섰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것을 계기로 이 대표를 예방했다.

권 권한대행은 상견례 성격의 자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라며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헌재가 언제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제기했다. 이어 “작금의 국정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남발했던 탄핵소추를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서 헌재의 부담을 덜어주고, 탄핵소추로 인한 국정 마비 사태를 풀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또 “1987년 헌법 체제 이후 7번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는데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게임인 대통령제를 좀 더 많은 국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생·협력할 수 있는 제도로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가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재 대통령 직무 정지로 인해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완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헌정질서로의 신속한 복귀”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안한 초당적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재차 압박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제안 드렸던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권 원내대표가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다 양보할 수 있다. 그러나 원내 교섭단체로선 실질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을 집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에 맞춰 지금까지 형식적인 균형재정, 건전재정 얘기에 매몰돼 정부의 경제 부문에 대한 책임이 미약했다”며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이 집행도 안 됐는데 급하지 않나. 만약 편성된다면 구체적 항목에 대해 합의돼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권 권한대행을 맞이하며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학과 동문으로 사법시험을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저희 대학 선배님이고, 어릴 때 고시 공부를 같이한, 옆방을 쓰던 선배님”이라면서 “(권 권한대행과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인데 정치가 복원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 대표의 발언에 웃음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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