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전성시대 다시 온당께! 맛깔나는 찐빵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1일 03시 00분


◇나는 찐빵/황혜진 글·이윤정 그림/40쪽·1만5000원·책고래


“나여, 찐빵! 오래전 이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제.”

동글동글하고 하얀 왕찐빵이 구수한 인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때 동네 최고 인기였던 왕찐빵을 먹기 위해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곤 했다. 하지만 어느새 모두 옛날이야기가 돼 버렸다. 고기만두, 김치만두로 대세가 슬슬 기울더니 이제는 아예 샤오룽바오와 딤섬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 버렸다. 사람들이 찐빵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때가 올까.

왕찐빵은 그럴 거라 확신한다. 찐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수긍이 간다. 왕찐빵의 여정은 정성스레 가꾼 팥밭에서부터 시작된다. 뜨거운 햇볕과 거센 비바람을 견딘 뒤 뜨거운 물에서 세 시간을 견뎌야 톡톡 터지면서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팥소가 만들어진다. 반죽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정성껏 굴리고 치대며 반죽해 소를 넣고도 찐빵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공기 방울이 퐁퐁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찐빵이라면, 안 먹고 배길 수 없을 것 같다. 먹을 게 흔해진 시대, ‘그 시절’ 겨울철 간식계를 주름잡던 왕찐빵의 이야기가 추억과 웃음을 같이 불러 일으킨다. 찰진 사투리가 이야기의 맛깔을 더한다.

#왕찐빵#겨울철 간식#추억#어린이 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翻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