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의 연례행사가 된 백화점 간 크리스마스 마케팅 경쟁이 올해도 재점화됐다. 미디어 파사드, 크리스마스 마켓, 대형 트리 등 소비자의 주목을 끌기 위한 전략이 이어지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마케팅 중 최근 백화점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매장 벽면에 발광 다이오드(LED) 이미지를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다.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의 열풍을 부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일부터 서울 중구 본점에서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이고 있다. 벽 면적은 1292.3㎡로 지난해(1134㎡)보다 면적을 약 13% 넓혔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측에서 매년 예산을 올리며 올해도 역대 최대 (미디어 파사드) 예산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맞은 편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도 올해는 새로운 볼거리를 추가한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나섰다. 기존 진행하던 영플라자의 미디어 파사드 외에도 처음으로 외벽 라이팅 쇼 형식를 진행, 2만 여 개 LED를 활용해 음악에 맞춰 조명이 반짝이는 방식을 선보였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롯데백화점의 미디어 파사드 강화 전략을 ‘인증샷 성지’ 선점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본점은 ‘인증샷 성지’로 불리는 우정사업본부 건물 앞 거리에서 파사드를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본점 건물 길 건너편 명동 거리가 좁고 사람이 많아 미디어 파사드를 제대로 보이기 어렵다는 평을 들어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좁은 명동 거리의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주목도 높은 미디어 파사드에 공을 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팝업 공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일 더현대서울을 포함한 15개 점포에서 ‘움직이는 대극장’을 테마로 한 크리스마스 공간을 선보였다. 더현대서울은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정원에 1만 개 조명으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서커스 극장 등의 장식을 꾸몄다. 사전 예약을 통해 방문 가능한 해당 공간은 10월 24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진행된 세 차례 예약이 모두 10분 만에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진행 중인 크리스마스 마켓 팝업도 연말까지 주말 입장권이 모두 매진됐다.
백화점 업체들은 일 년에 약 두 달 정도인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위해 1년 내내 준비를 이어간다. 크리스마스 마케팅 부서를 따로 두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연말 시즌을 위해 그해 2월부터 관련 기획과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트리 설치부터 점등 하나까지 업체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며 “모 업체는 담당자가 수술까지 미뤄가며 경쟁 업체의 점등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언뜻 과열처럼 보이는 크리스마스 경쟁은 확실한 마케팅 효과 덕분에 ‘남는 장사’로 여겨진다. 특히 백화점의 최대 성수기인 4분기(10~12월)와 크리스마스 간 시너지를 노릴 수 있어 투자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장식은) 컨셉에 따라 수십억 원까지 비용이 들지만 그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백화점들이 공들여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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