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비행”…유기견 구조 돕던 한국계 美파일럿, 추락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일 16시 32분


허리케인 ‘헐린’때도 봉사도

지난달 유기견 구조를 위한 비행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국계 미국인 조종사 석 김(49)의 안타까운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AP통신 등은 1일(현지 시간) “지난달 24일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비행하던 김 씨가 뉴욕주 캐츠킬 산맥 상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어린 시절부터 파일럿을 꿈꿨던 김 씨는 4년 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재난 지역의 유기 동물을 보호소로 이송하는 단체인 ‘파일럿 앤 퍼스’(Pilots n Paws)에서 자원봉사를 해 왔다. 그는 사고 당일에도 강아지 리사를 비롯한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미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올버니로 가는 비행기를 몰았다. 그러나 산맥 상공을 지날 무렵 예기치 못한 사고로 비행기가 추락해 김 씨와 유기견 리사가 숨을 거뒀다. 다른 개 두 마리는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올해 허리케인 ‘헐린’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당시 구호 활동을 함께 한 페니 에드워즈는 AP에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다”며 “비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고인의 딸 리아 씨는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원정에 나설 만큼 강아지들을 사랑했다”며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의 가족은 가족의 반려견 푸들이 묻힌 뒷마당에 김 씨와 함께 숨진 유기견 리사의 유해를 함께 묻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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