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미 정용진 “트럼프 만나… 머스크측과 X협력 논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23일 03시 00분


鄭 “트럼프와 10~15분 따로 회동
식사하며 정치-경제 등 대화”
2기 행정부 주요 인사들도 만나
‘형제’ 호칭 트럼프 장남이 주선

지난달 치러진 미국 대선 뒤 한국 정·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20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났고, 머스크 측 관계자와 소셜미디어 X 관련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뉴스1
지난달 치러진 미국 대선 뒤 한국 정·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20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가운데)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났고, 머스크 측 관계자와 소셜미디어 X 관련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미 대선 이후 한국 정·재계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만났다. ‘트럼프 2기’에 대비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을 포함해 전 세계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접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정 회장이 처음으로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것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회동했으며, 머스크 측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관련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트럼프 당선인과 여러 주제 대화”

트럼프
정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을 (별도로) 만났다”며 “대화는 10분에서 15분 정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를 함께 하며 여러 주제에 관해 심도 있게 대화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20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 회장과 만났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에서 당선인과 정 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 전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게 될 인사들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 외교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인들을 선호하는 성향 그대로 정 회장에게 국내 전반적인 기업 상황에 대해 물었고, 정 회장의 운용 사업 등에 대해서도 질문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를 직접 만난 것만으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측과의 네트워킹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마러라고 방문은 그와 절친한 관계로 알려진 트럼프 주니어가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 회장은 이번 방미 일정 동안 17, 18일 이틀은 트럼프 주니어와 집중적으로 일정을 함께했다고 한다. 식사 자리만 서너 차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평소 서로를 ‘형제’라고 부를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번 만남에선 가족이나 신앙 등 개인적인 관심사를 넘어 향후 사업과 투자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대선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 인선 등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2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선 “(트럼프 주니어 등 측근이) 한국 상황에 관심을 보여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이니 믿고 기다려 달라, 빨리 정상을 찾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 회장의 방미 직전에도 최근 한국 정세에 대해 확인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 머스크와도 회동… X 관련 협업하나

머스크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20일에 머스크와도 따로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여러 사안에 대해 짧게 대화를 나눴고,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한다. 1968년생(정 회장)과 1971년생(머스크)인 이들은 50대 사업가로서 평소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여러 공통점을 지녔다.

특히 정 회장은 머스크 측 관계자와 X의 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2022년 10월 당시 트위터를 인수해 X로 이름을 바꿨다. 또 인력 감축과 서비스 유료화 등 X의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소셜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정 회장 측과 공동 투자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모색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일할 예정인 머스크는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행정부 운용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는 최측근으로 꼽힌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퍼스트 프렌드’를 자처하며 당선인이 참석하는 주요 공식 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머스크#정용진#정용진 회장#트럼프 장남#트럼프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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